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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아버지의 제안에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진정 장수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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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AI 자동 입력
게시일
2025/08/09 00:00
사람
지난번 아버지가 따로 부른 것은 후자이다. '새 중절모'를 사고 싶다는 것이다. 평소 쓰던 '헌팅캡'을 중절모로 바꾼다는 것이다. 나는 순간 아버지의 결심을 의심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폭염에 구멍 난 중절모가 시원할 것이라는 게 아버지 생각이다. 해서 우리는 주말에 중절모를 사기로 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새 참지 못하고 말씀하신 날 오후 동네 시장에서 회색계통의 중절모, 소위 '페도라'를 사셨다. 아버지가 약속을 잊으셨나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간절하면 직접 사셨나 싶다.
아버지는 시장 가게 세 군데를 돌았는데 원래는 흰색 바탕에 검은 리본을 두른 중절모를 사려고 했단다. 귀와 눈이 어두운 아버지가 시장 상인과 흥정과 구매가 이뤄진 것도 신기했다.
아버지는 새 중절모가 맘에 드시는지 시종 밝은 얼굴이다. 한결 젊어 보였다. 모자 하나 바꾼 것뿐인데 완전히 다른 이미지가 연출되다니 새삼 놀랐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보여드렸다. 생동감 있는 표정에 흡족해하신다. 아버지가 이러한 번화를 원했던 것 같았다.